
아득한 옛날, 부처님께서 왕사성 비구니 숲에 계실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때 왕사성에는 숲이 우거지고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동산이 있었습니다. 그 동산에는 온갖 종류의 동물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존재가 있었습니다. 바로 뿔이 곧게 뻗어 마치 왕관처럼 빛나는 영롱한 빛깔의 사슴이었습니다. 이 사슴은 숲의 왕이라 불릴 만큼 위엄 있고 아름다웠지만,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지독한 고집이었습니다.
이 사슴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결코 굽히지 않았습니다. 다른 동물들이 아무리 좋은 충고를 하거나 위험을 경고해도, 제 고집대로만 행동하곤 했습니다. 숲의 연장자들, 지혜로운 거북이나 경험 많은 곰이 다가와 조심하라고 일러주어도, 사슴은 코웃음을 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이 숲에서 가장 빠르고 용맹한 사슴이오. 나의 눈과 귀는 누구보다 예리하며, 나의 판단은 틀린 법이 없소. 늙은이들의 잔소리는 들을 필요가 없소."
어느 해, 숲에 혹독한 가뭄이 찾아왔습니다. 땅은 갈라지고 풀은 메말라갔으며, 맑은 시냇물도 졸졸 흐르다가 이내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동물들은 목이 말라 시름시름 앓았습니다. 숲의 왕 사슴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의 아름다운 털은 윤기를 잃고 푸석해졌으며, 그의 발걸음은 힘없이 휘청거렸습니다.
이때, 숲의 현명한 장로인 늙은 토끼가 사슴에게 다가왔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습니다.
"사슴아, 이렇게 있다가는 우리 모두 굶주리고 목말라 죽게 될 것이오. 저 멀리 산 너머에 아직 마르지 않은 샘물이 있다는 소문이 있소. 비록 가는 길이 험하고 위험할지라도, 지금은 거기에 희망을 걸어야 하오."
사슴은 늙은 토끼의 말을 듣고도 여전히 그의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그는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습니다.
"샘물이라니, 그건 헛소문일 뿐이오. 이 숲에서 가장 좋은 물은 이 동산의 시냇물이었소. 지금은 메말랐을지라도, 곧 비가 내려 다시 채워질 것이오. 내가 나서서 이 동산을 샅샅이 뒤져 물을 찾아보겠소. 헛된 곳으로 가지 않겠소."
결국 사슴은 늙은 토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혼자 숲을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장소를 뒤졌지만, 물방울 하나 찾을 수 없었습니다. 날은 점점 더 뜨거워졌고, 그의 갈증은 극에 달했습니다. 그의 붉은 혀는 입안에서 타들어가는 듯했고, 시야는 흐릿해졌습니다. 그는 힘없이 쓰러져 다시 일어날 힘조차 없었습니다.
그때, 멀리서 낯선 사냥꾼들의 발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사냥꾼들은 굶주림과 갈증에 지쳐 약해진 동물들을 쉽게 사냥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숲으로 들어왔던 것입니다. 사슴은 자신의 위험을 직감했지만, 너무 지쳐 도망칠 기력조차 없었습니다.
사냥꾼들은 저 멀리 쓰러져 있는 사슴을 발견하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들은 사슴에게 다가와 포박하려 했습니다. 사슴은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저항하려 했지만, 이미 그의 몸은 힘이 빠져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이때, 숲의 다른 동물들이 사슴의 비명을 듣고 달려왔습니다. 그들은 사슴이 사냥꾼들에게 잡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늙은 토끼는 재빨리 다른 동물들을 모아 사슴을 구출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독수리는 하늘 높이 날아올라 사냥꾼들의 움직임을 감시했고, 곰은 으르렁거리며 위협적인 소리를 냈습니다. 늑대들은 떼를 지어 사냥꾼들 주변을 맴돌며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사슴은 동물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사냥꾼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는 헐떡이며 동물들에게 둘러싸여, 자신의 어리석음과 고집 때문에 얼마나 큰 위험에 빠질 뻔했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는 깊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습니다.
"나의 어리석음과 고집 때문에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뻔했소. 나의 귓속에는 늙은 토끼의 충고가 울려 퍼졌지만, 나의 오만함 때문에 듣지 않았소. 이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이제부터는 나의 고집을 버리고 지혜로운 이들의 말을 따르겠소."
그날 이후, 사슴은 완전히 변했습니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고집대로만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숲의 연장자들의 말을 경청했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늘 신중하게 행동했습니다. 그는 숲의 다른 동물들과도 더욱 협력하며, 어려운 시기에도 서로 돕고 의지했습니다. 숲의 동물들은 사슴의 변화를 보고 기뻐했으며, 숲은 다시 평화와 번영을 되찾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마치시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의 고집 센 사슴이 바로 나였느니라. 나의 고집으로 인해 큰 위험에 빠졌으나, 동족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고 그 후에 지혜를 깨닫게 되었느니라. 지혜로운 이들의 말을 듣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고집은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독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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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으며, 타인의 지혜와 충고를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행한 바라밀: 인내 바라밀 (인내를 실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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